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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해외생활)/Vancouver(밴쿠버)

캐나다 게임회사 합격 후기(2)




2차면접 막바지에 면접관이 주말쯤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면접본게 수요일쯤이었다)

근데 그게 이번주 주말인지 다음주 주말인지 제대로 듣지를 못해서,

이번주인가? 다음주인가? 정말 정신줄을 놓은채로(회사에서 새로 쓰게 될 툴을 끄적거리며) 합격메일만 오매불망 기다렸다.


다음주 화요일쯤, 회사로부터 메일이 한통 왔다.

제목을 해석하면 "취업절차를 진행하자"라는 메일!!!

'와, 나 진짜 붙었구나' 싶은 생각과, '합격하셨습니다도 아니고 메일 제목이 이게뭐지?'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메일 내용은, 현재 가지고 있는 비자, 여권, 그리고 SIN(Social Insurance Number : 우리나라 주민번호같은것)의 카피본을 보내달라는 것.

내용 어디에도 "님 합격했음 ㅇㅇ" 이런 문구가 없었다!

뭐지? 뭐지??? 싶었지만 일단 보내달라는 서류들은 다 보내줬다.

근데 아무래도 궁금해서 다시 추가로 

"나 여기 붙은거 맞음??" 이렇게 보냈더니, 답변 메일이

"아니 아직 검토중이야 담주중에 알려줄게"

"???!?!?(동공지진)"


나중에 찾아보니 합격하기 전에 개인정보를 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하는데, 암튼 난 그랬다.

아마 내가 가진 비자를 확인하고 불법체류자는 아닌건지 이중체크 하려고 했던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또 요상꾸리한 메일을 한통 받은걸로 한주를 또 더 기다렸다.


그리고 사실 이쯤되니, 난 거의 붙을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왜냐면 정말 면접관 반응이 너무너무 좋았던것 ㅠㅠ 사실 1편 막바지에서도 말했지만,

얘내들은 그냥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기때문에 믿으면 안되는데... 사람 마음이 좋은 결과를 무심코 바라게 되는건지

만약에 합격하게 되면, 10개월 가까이 떠나있었던 한국에 잠깐 들렀다 와야겠다는 굳은 결심(?)도 했더랬다 ㅋㅋ(물론 티켓을 미리 사진 않음..)

일을 시작하게되면, 아무래도 시간여건이 맞지않아 한국가기가 애매해질 것 같아서....


그래서 인사팀에 메일을 보내서, 혹시 내가 붙게된다면 한국에 다녀오고 싶은데, 언제부터 일하게 될지 예정을 미리 말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ㄷㄷ 겁도없음)

물어본게 아마 저 여권등의 서류보낼때 즈음이었을까.... 

답장은 하루쯤 후에, 만약 합격하면 3주쯤 후부터 일하게 될것이라고, 못잡아도 2주정도는 한국에 들렀다 올 수 있을거란 대답을 받았다.

(합격발표 받기도 전에 첫출근 날짜부터 받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난 더더욱 합격의 확신을 불태웠다.


그리고 그 다음주가 되어, 드디어 합격메일을 받았다.


합격메일에는 내가 사인해서 다시 보내야 할 핸드북과 잡오퍼레터(Job offer letter : 일종의 계약제안서?) PDF가 들어있어서 

곧바로 컴퓨터에서 답장을 보냈다.


보내고 나니까 뭔가 얼떨떨했다.

뭐지? 이 폭풍같았던 한달은 뭐지?

나 정말 붙은거야? 헐? 헐헐헐헐허러러허러ㅓㄹ허렇?


일단 지인들에게 자랑타임(ㅋㅋㅋㅋㅋ)을 가지고 나서, 남친의 도움으로 핸드북과 오퍼레터를 꼼꼼히 읽었다.

핸드북은 일종의 매뉴얼같은거였는데, 

회사에 올땐 깔끔하게 입고올것 이라던가, 냄새나지 말것 이라던가, 성차별적인 발언하지 말것 같은 매너적인것부터,

휴가에 관한 규정이나, 아, 의외로 이 회사는 예전에 내가 한국에서 다니던 회사랑 휴가제도가 매우 흡사했따. 막 한달씩 쉬는 회사도 있다길래 기대했는데(시무룩)

법적인 내용등등이 적혀있었고,

오퍼레터에는 회사에서 나에게 지원해줄것들, 예를들면 연봉이나 복지(여기선 베네핏이라 부른다)들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3일후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어 한국으로!!!(급하게 끊어 겁나 비쌌음 ㅠㅠㅠㅠ)

예전 회사사람들도 만나고, 트위터 사람들도 만나고, 부모님도 뵙고.

그리고 그동안 골머리를 썩혀왔던 어금니도 뽑아버리고!!

하...정말 치아는 꼭 한국에서 해결 보고 와야함 ㅠㅠ 캐나다와서 진통제를 먹으면 버텨냈던 하루하루들이여 ㅠㅠㅠ

암튼 속시원히 뽑아버리고, 부모님 집에서 머무는 동안 거의 죽만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 ㅋㅋ쿠ㅠㅠㅠㅠ


그리고 출근 3일전 캐나다로 복귀해서 간단히 추스린다음

3월 14일. 드디어 첫 출근을 했다.



난 솔직히, 내가 합격한건 내 실력보단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구지비 이걸 적는건, 일단 모든걸 떠나서 이순간을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고,

혹여나 이 채용되는 과정중에서 궁금한게 있을 사람이 있다면 읽고 조금 궁금한게 해결되면 좋을것 같단 생각도 있다.

이 글에서 궁금한게 있다면 언제든지 물어봐도 괜찮으니!!


급마무리!